[27주차 1일] 병원입원 11일차 | 양수 새는지 검사, NICU 니큐, 리토드린(자궁수축억제제) 줄여보기, 갈색냉?, 스트레스 받지
[27주 차 1일] 병원 입원 11일 차 | 양수 새는지 검사, NICU 니큐, 리토드린(자궁수축 억제제) 줄여보기, 갈색 냉?, 스트레스받지 않기
오늘도 평소와 비슷하게 건강하게 별일 없이 잘 지내길 기도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주 상황을 보면서 피 비침이 많이 안정된 것 같다고
오전 진료 때 양수가 새는지 검사도 같이 해보자고 했다.
저번 주 일요일에 가장 피 비침이 심했을 때는
냉의 양도 많았고 같이 섞여 나온 피 색깔도 빨간색이었다.
평소에 없던 분비물이었고
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빨간색이 섞인 냉이었기에 겁이 많이 났었다.
역시나 의료진에게 얘기하니깐 분위기가 바뀌어서 무서웠고..ㅠ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후에 피가 따로 나온 적은 없고
피가 조금 섞인 냉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주말쯤에는 화장실에 5번 가면 1~2번 정도
피 섞인 냉이 나오는 정도로 양이 점점 줄어들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어제오늘은 빨간색이던 냉도 갈색 냉으로 색이 바뀌었다.
갈색 냉은 출혈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전에 있던 피가 섞인 거라서 다행이다.
오전 진료 때 이걸 이야기하니
그동안은 피가 섞여서 양수가 새는지 정확히 검사할 수 없었는데
안정된 것 같으니 양수 새는지 다시 검사해 보자고 했다.
오전 10:00 - 의사 진료, 양수 새는지 검사
양수가 새는지 검사랑 출혈은 없는지 체크했다.
다행히 출혈은 없고 양수의 양도 괜찮다고 했다.
다만 양수가 새는지 임신 테스트기 같은 리트리지?에 검사했을 때
연하게 두줄이 떠서 이건 다른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했다.
오늘 성별도 다시 한번 확실히 들었는데
아들이라고 한다.
엄마 배 속에서 열심히 성장해줘 행복아!
오후 3:00 니큐 NICU
의사 검진을 받고 그래도 분위기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3시쯤 니큐 NICU를 보러 가자고 해서 겁이 났다.
혹시 37주 전에 출산하게 되면 조산이라
니큐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그래서 너무 무서웠다.
왜 니큐를 보러 가자고 하나요 ㅠㅠ
그것만으로도 무서웠다.
보러 간 니큐는 아기 침대들이 드라마처럼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작은 아가들이 침대에 있는 것을 보니
눈물이 자꾸 났다.
간호사가 기계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봤지만
한마디만 해도 눈물이 갑자기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아무것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니큐를 보게 해 준 것은
혹시 모를 조산을 하게 된 상황에서
어떤 분위기인지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것과
조산이 되지 않도록 더 몸조심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보여준 것 같다.
저녁 5:30 병실 내 의사 회진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식사 전후로 의사 회진이 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의사 선생님이 간단히 상태만 물어보지 않고
내일부터는 리토드린 용량은 2개에서 1개로 줄여보자고 했다.
그래서 혹시 안정되고 괜찮은 것 같으면
퇴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그동안은 리토드린을 출산 때까지 계속 맞아야 된다고 이야기했어서
퇴원할 수 없는 줄 알고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
퇴원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눈물이 나왔다.
내가 갑자기 우니 의사 선생님이 미안해했다. ㅎㅎ
물론 앞으로 피도 전혀 안 나오고 배도 안 아프고 수축도 없어야겠지만..ㅠㅠ
제발.. 하나님.. 마음속으로 그 단어만 떠올랐다.
니큐를 보고 와서 마음이 진정이 안되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어서 감사했다.
저녁 6:00 의사 상담 - 리토드린 용량 줄여보기, 퇴원 가능성
오전 진료 시에는 진찰해 주는 의사들이 매일 다른데
아까 회진 때 본 남자 선생님과는 다른
여자 선생님이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따로 진료실로 불렀다.
혹시 내가 의료 전문용어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까 봐
종이에 하나하나 글자와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천천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줬다.
오전에 했던 양수검사에서 한 리트리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양수 양도 괜찮고 리트리지의 두줄이 진하지 않고 연하게 나온거 보면
양수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태반이 경부 근처에 있어서 그 성분의 일부가
양수검사에서 이렇게 나올 수 있으니
양수가 새는 거 같지는 않다고 했다.
다행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자궁수축이 없어서
자궁수축 억제제인 리토드린(한국에서는 라보파, 유토파라 불림) 용량을
내일부터 반으로 줄여보자고 했다.
그리고 괜찮으면 점점 줄여서 퇴원도 생각해 보자고.
퇴원해서 외래 진료를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물론 병원에서야 가장 안전한 방법을 위해
입원하고 있는 게 좋지만
환자에게 심리적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주면서 입원하는 것도 다가 아니니
안정되면 퇴원해서 집에서 가족하고 편하게 지내면서
관리해보자고 했다.
전치태반이라 비행기를 타는 건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이야기해야 하기에
리스크가 있어서 추천하기 힘들다고 했다.ㅠ
이미 출산준비를 한국에서 하려고 다 생각해놨었던 터라
갑자기 일본에서 출산할 준비가 안돼서
여전히 한국에 너무 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생각해서 그건 나중에 상황을 더 봐야겠다.
가장 좋은 건
태반이 위로 올라가서 안전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면 가장 좋겠는데ㅠㅠ
그래도 입원해서 매일 링거 맞는 것도 힘들고,
주 3회 채혈하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남편과 떨어져서 혼자 생활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퇴원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마음이 안정되고 감사하다.
전치태반 스트레스받지 않기, 감사함으로 생활하기
전치태반은 피가 언제 비칠지 모르는 게 참 위험한 것 같다.
근데 내가 피가 비쳤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가 당기면서 피가 비쳤던 것 같다.
전치태반에는 자궁수축이 위험한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궁수축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느라 더 신경 쓰이고 힘들었는데
오히려 생각에만 빠지고 도움이 안 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었고..
이번에 입원하는 중에 그걸 깨닫고
아예 스트레스받을 것 같으면 그 생각 자체를 안 하고
다른 할 일이나 다른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면서 지냈는데
훨씬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느끼는 게
입원생활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무엇이 더 소중하고 귀한지 생각하는 시간을 주시려고 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내가 원하고 갖고 싶은 것이 아니더라도
더 귀하고 좋은 것은 계획하고 계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고 순종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입원생활에 지치지 않고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잘 지낼 수 있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