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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임신

[26주 5일] 병원입원 8일차 |입원 일정, 입원 일주일 만에 다른 환자들과 이야기해 보다, 일본병원 4인실 분위기, 슬기로운 입원 생활

by STiii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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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내 환자들과 처음 이야기해 보다.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 시간에 평소와는 다른 스태프 목소리가 들렸다. 분위기가 갑자기 부산스러워져서 커튼 밖으로 내다보니 다양한 간식을 담은 카트를 가지고 왔다. 병원 내 매점을 따로 갈 수가 없는데 아마 그래서 기차에서 보는 듯한 카트로 판매하러 와 준 것 같다. 생소하고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그동안 입덧이나 다른 이유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던 다른 침대의 환자들이 열심히 간식을 골랐다. 나는 병원 식사가 생각보다 잘 맞아서 거의 다 먹고 있기도 했고, 간식이나 밀가루 종류를 먹으면 오히려 속이 쓰려서 구경만 했다.

그런데 그동안은 4인실이지만 각자 침대에 커튼이 쳐져 있고, 통화도 안하는 조용한 병실이라 서로 얼굴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간식을 사려고 커튼 밖으로 나오면서 인사할 기회가 생겼다. 한 명이 대화를 시작하면서 갑자기 하나 둘 커튼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네 명이 창가 옆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한 것 처음이었다. 신기방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각자 상황도 알게 되고, 여기 환자 중 나 포함 3명이 다 임신 26,27주 인 것도 신기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당장 아픈 상황만 나아지면 퇴원할 수 있어 보여서 부럽기도 했다.

그 중 한분이 이번이 둘째 임신인데, 첫째 임신 때 전치태반이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살다가 전치태반으로 제왕절개할 시 5천만원이 든다고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 30주가 넘어서 점점 태반이 올라가서 출산할 때는 제왕절개를 할지 자연분만을 할지 결정할 수 있는 정도까지 되서 자연분만으로 첫째를 낳았다고 한다.

나도 제발 태반이 올라가서 안전한 상황에서 출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입원 일주일 만에 사람들 얼굴 보며 이야기해 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한시간 반 정도 이야기하다가 각자 오후 검진이 있어서 자리로 돌아간 후에는 다시
병실이 조용해졌다. ㅎㅎ

쉬고 있을 때 침대에서 내 키보드 소리가 제일 크다. ㅠㅠ 소음에 방해받지 않아서 좋으면서도 나 또한 조용히 해야 하는 4인실인데도 1인실 같은 조용한 일본 병실. ㅎㅎ





병원 입원 오전, 오후 일정

병원에 입원한 지도 어느 새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에 입원했을 때는 배가 아프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화장실을 다녀온 후 배가 심하게 아프던 것도 가라앉았고 생활하는 데 적응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프지 않고 이렇게 일상을 기록해 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 것도 감사하다. 하루하루 일정을 체크하다 보니 병원 일정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7:30 혈압, 온도 체크
/전날 식사량, 화장실 빈도수,컨디션 등 체크
/ 체혈(월수금)-염증수치 17860 ->10710
(입원 당시 염증 수치가 높아서 항생제 링거를 맞으면서 상황을 봤었는데
다행히 염증 수치가 점점 좋아져서 이제 약으로 바꿀 수 있었다.
혹시 자궁 내 감염이 있으면 응급 수술까지 해야한다고 해서 너무 걱정했는데
염증 수치가 17860 ->10710 까지 떨어져서
정상수치까지 돌아왔다고 한다. 다행이다. )

8:00 아침식사

8:30 오전 회진

10:30 진료(초음파, 내진(은 주3회정도?))

11:00 오전 배 모니터링(아기 심박수, 자궁수축 검사)



오후

12:00 점심식사


2:00 오후 배모니터링(아기 심박수, 자궁수축 검사)

3:00 의사 상담요청
(원래 아침 진료로 이야기하는데,
오늘은 자궁수축 관련, 퇴원 여부 등 궁금한 게 있어서 따로 요청했다.)

4:30 몸닦기/샴프(샴프는 간호사가 이틀에 한번 도와줌)

5:30 오후 회진


저녁

6:00 저녁식사

10:00 취침


정확한 시간에 병원 일정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전 오후 일정이 대강 정해져 있어서 다음에 뭐를 준비하면 되겠구나 패턴을 찾을 수 있어서 조금 더 안정되었다. 틈틈이 해야할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육아 정보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있어서 다행이다. 눕눕 생활이 처음에 적응하느라 지루하고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게 지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데 별 일 없다는 뜻이고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사 상담 요청

1. 사실 자궁이 수축된다는 느낌이 내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인지 계속 궁금했었다. 처음 배가 아파서 입원했을 때도 화장실을 못가서 배가 너무 아픈 느낌이었지, 자궁수축 검사를 했을 때도 파동이 산처럼 그려진다는 데 모니터상으로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보통 20 선에서 왔다갔다 했고 35까지 올라갈 때도 있긴 했지만(그때는 얕은 산같은 느낌이 있었던 걸까..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간호사들도 수축은 없는 것 같다고 괜찮다고 이야기 해줬었다.), 요즘 모니터링 할 때도 20정도에서 그래프가 그려지기는 하지만 파동이 있지는 않았다. 간호사들도 수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대신 배가 평소에도 가볍고 아주 편한 상태는 아니었다. 무리하면 배가 전체적으로 당기는 느낌이 있거나 밑빠짐 느낌이 있고, 그럴 때는 누워서 쉬어주고 있다. 일어나거나 할 때 임신 전처럼 배가 가볍고 아주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정상적인 상태의 임산부들도 임신 26주 차에 배 느낌이 이런건지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게 편한지 너무 궁금하다.

-> 원인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변비 때문일 수도 있고 근종통일 수도 있고(근종통은 아닐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정확한 원인은 확정하기 힘들다고 했다.


2. 수축이 없다면 계속 리토드린을 맞아야 하는지 궁금했고, 줄이거나 안맞으면서 자궁수축이 없는지 확인할 수는 없는지도 궁금했다.

-> 지금도 피가 조금씩 비칠 때가 있다. 전치태반이 위험한 이유가 언제 어떤 상황이 될지 예측하기 힘드니깐 미리 병원에 입원해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가장 나쁜 상황까지 예측하고 준비해 놓아서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리토드린을 끊고 혹시 자궁수축이 오면 안되기에 입원하는 동안 계속 맞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는 출산 때까지 계속 입원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이미 들은 이야기이지만..ㅠ) 퇴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기에 속상했다. ㅠ
여기서 퇴원하려면 (내 생각이긴 하지만..) 태반이 위로 올라가는 기적이 있어서 전치태반의 위험성이 없을 때 퇴원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퇴원을 계속 기대하면서 실망하느니 이곳에서 어떻게 잘 생활하면서 지낼 수 있을지 하루하루 건강함에 감사하면서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야 겠다.


3. 현재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 언제까지인지?

-> 통화할 수 있는 가까운 휴게 장소도 휠체어로 부탁해서 이동해야 해서 언제까지 타야하는지 물어봤는데 당분간은 계속 안정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우선 피비침이 완전히 멈추고 다시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간호사가 샴프를 해줘서 어느정도 생활에 불편함은 없어서 다행이다.




아침
점심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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